[글마당] 3월
겨울은 추워서 남쪽으로 도망간 해 3월이 되니 동쪽으로 많이도 옮겨왔구나 16세 깜찍한 소녀 3월이면 금방 추웠다가 따뜻해진다 햇빛이 쨍쨍해서좋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으면 금방 두터운 구름이 낀다 비가 온다 눈이 나린다 변동이 심하다 사랑했다 해놓고 안 해버리고 안 한다 해놓고 방긋이 웃으며 살짝살짝 다가오는 3월은 귀여우면서도 얄미운 계집애다 뒷마당 담벼락에 있는 개나리 3월이면 춥건 덥건 눈이 내리든 비가 오든 나 몰라 하고 꽃봉오리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주위를 살금살금 살펴본다 호랑이가 없으면 확 피워버린다 날라 온 새들도 노랑이다 지껄이는 새소리들도 노랑이다 中道 / 시인·롱아일랜드글마당 뒷마당 담벼락